정부와 여당이 똥볼을 차면 찰수록 대안세력으로 제1야당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난 21대 국회(180석)에 이어 22대 국회(175석)에서도 엄청난 승리를 거듭한 더불어민주당은 누가 뭐래도 확실한 대안이다. 당내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당대표를 따르는 7인회는 한때 친명계의 중심으로 분류되는 등 확실한 문고리 권력이었지만, 지금은 유명무실해졌다.
이재명의 최측근 하면, 친명계 의원들로 구성된 7인회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좌장인 정성호 의원을 주축으로 김영진, 문진석 의원과 김병욱, 임종성, 김남국, 이규민 전의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에 검수완박법 강행을 위해 위장탈당까지 감행했던 민형배 의원까지 더하면 된다.) 이들 중 절반은 여전히 중용되고 있지만, 나머지 절반은 이런저런 이유로 정치권에서 멀어진 상태다. 그리고 이중에서도 찐명계는 2명으로 정성호, 김영진인 것으로 알려졌다.
7인회 프로필, 친명계 중심, 토사구팽 근황
① 정성호
정성호(1961년)는 서울대 법학과 출신으로 사법고시를 패스해 변호사가 됐다. 공직 대신 인권변호사로의 길을 선택했지만, 그 영향력이 너무 제한적이라는 것을 깨닫고 정치인이 되는 것을 결심한다. 그리고 보수세가 강한 경기도 북부의 양주시에서 무려 5선이나 해내는 저력을 뽐내고 있다. 장교로 임관했던 본인은 물론 아빠(부사관)와 아들(병사) 모두 병역을 훌륭하게 마친 몇 안되는 정치인들 중에 하나다.
대체로 성격이 유하고, 따로 계파에 속한 적이 없었던 탓에 적이 별로 없는 편이다. 하지만 사법연수원 동기로 인연을 맺었던 이재명을 국회로 끌어들이면서 많은 변화가 생겼다. 본인은 아니라고 거듭 표명했지만, 사실상 친명계 좌장 노릇을 하면서 당내 기반이 약했던 이재명을 적극적으로 보좌했다. 하지만 의외로 22대 전반기 국회의장이 되는데 실패하면서, 뭔가 균열이 생긴 게 아닐까 하는 의혹이 있다.
② 김영진
김영진(1967년)은 중앙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재학 당시 총학생회장을 맡았다. 국회의원 보좌관으로 정치에 입문했으며, 20~22대 총선에서 경기도 수원시(병) 공천을 받아 3선에 성공한다. 짧은 기간이긴 하지만, 사무총장을 맡는 등 점차 중량감이 커지고 있다.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을 맡은 만큼 대표적인 친명계 인사로 손꼽히는데, 사안마다 나름의 철학을 가지고 임하는 모습이다.
③ 문진석
문진석(1962년)은 중앙대 정치외교학과, 와세다대 정치학 석사, 고려대 행정학 석사, 서울과기대 환경공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으며, 폐기물 처리업체 대표를 맡았다. 1995년부터 민주당계 정당의 당원으로 활동했으며, 양승조 충남도지사의 비서실장에 선임되면서 인지도를 높였다. 21~22대 총선에서 충남 천안시(갑) 공천을 받아 재선의원이 됐다.
④ 김병욱
김병욱(1965년)은 한양대 법학과, 고려대 경영학 석사, 국민대 경영학 박사를 마쳤다. 20~21대 총선에서 경기도 분당구(을) 공천을 받아 재선의원이 됐지만, 22대 총선에서 친윤계 김은혜 후보에게 당해 3선의원이 되는데 실패했다. 지난 2014년 경찰을 폭행해 상해 혐의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은 사실이 재조명됐던 게 결정타였다. 물론 분당구 자체가 보수세가 강한 지역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그가 이전에 2번이나 당선됐던 것만으로도 충분히 대단했다고 봐야 된다.
⑤ 임종성
임종성(1965년)은 경원전문대 실내건축학과, 한양대 사회복지학 석사를 취득했다. 경기도 도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했으며, 경기도 광주시(을)에서 20~21대 총선에서 승리해 재선의원이 됐다. 역시나 대표적인 7인회 일원으로 이재명을 적극적으로 도왔지만, 선거법 위반 혐의가 징역 4개월, 집행유예 2년으로 대법원 확정되면서, 2024년 2월 의원직을 상실했다. 현재 송영길 전의원이 연계된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에 연루되어 검찰에 기소당했다.
⑥ 김남국
김남국(1982년)은 중앙대 행정학과, 전남대 로스쿨, 서울대 법학 박사를 수료했다. 21대 총선에서 안산시 단원구(을)에 공천받아 승리했다. 이 과정에서 보여준 정치인으로서의 모습이 상당히 수준급이었기 때문에 많은 관심을 받았으며, 이후 친명계의 선봉장이 되어 단번에 대표 공격수로 떠올랐다. 하지만 한동훈 당시 법무부장관 후보자 청문회 중에 이모 실언이 터지면서, 더 이상 공직을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이미지 타격을 입었다.
열심히 싸우다 실수한 거라는 개딸들의 옹호가 있긴 했지만, 이어서 김남국이 한동훈 인사청문회와 이태원 참사 당시 열렸던 법사위 회의 중간에 코인 거래를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나락에 갔다. 더 이상 당에서 커버쳐줄 수 없는 상황까지 몰리자, 탈당과 22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어차피 지역구 관리를 소홀했기 때문에 다시 출마해도 참패가 확실했다.) 이후 잠행을 이어가다가, 22대 총선 직전에 더불어민주연합에 입당하면서, 더불어민주당에 우회 입당했다.
⑦ 이규민
이규민(1968)은 동국대 국어국문학과 출신이며, 심규섭 의원의 보좌관으로 임명되면서 정치생활을 본격화했다. 2020년 21대 총선 당시 경기도 안성시 지역구에서 당선되지만,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2021년 1월에 의원직을 박탈당했다. (불과 1년을 제대로 채우지 못했다.) 현재는 잠행 중이다.
⑧ 민형배
민형배(1961년)는 전남대 사회학 학사와 석박사를 마쳤으며, 전남일보에서 기자로 활동했다. 노무현 정권 당시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에서 행정관으로 근무하며 정치에 입문했다. (참고로 문재인 정권 때도 청와대에서 비서관으로 재직했다.) 광주시 광산구청장을 거쳐 21~22대 총선을 통해 재선의원이 됐다. 원래는 청와대 근무 이력 때문에 친문계로 구분됐지만,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이명박, 박근혜 전대통령의 사면을 건의하자, 친명계로 전향하게 된다.
지난 2022년 4월, 검수완박법이 법사위에서 안건조정위원회에 회부당하자, 이를 조기통과 시키기 위해 위장 탈당하면서 문제가 됐다. 안건조정위원회는 다수당 소속 의원 3명, 소수당 소속 의원 3명이 토론을 통해 최대 90일까지 안건을 심사할 수 있는데, 재석인원 2/3(=4명) 이상이 찬성할 경우 통과시킬 수 있다. 즉, 민형배가 탈당을 통해 무소속이 되어 소수당 소속으로 참석해 검수완박법을 통과시킨 것이다. (실제로 민형배는 1년 뒤에 복당한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은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한다. 비록 표결권이 침해됐음은 인용됐지만, 의결 자체는 유효하다는 판결을 받았기에 입법을 되돌릴 수 없었다. 그렇게 검수완박법은 2022년 5월에 본회의를 통과했다. 하지만 꼼수를 썼던 더불어민주당은 민심의 역풍을 맞아 같은 해 6월에 있었던 8회 지방선거에서 참패를 당했다. 민형배 개인으로서는 수박으로서의 꼬리표를 확실히 자를 수 있었기에, 이후 22대 총선에서 무려 이낙연을 상대로 대승을 거두게 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