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패권경쟁과 함께 전 세계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으로 인해 국가질서가 요동을 치고 있다. 이 때문에 안보와 경제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것 같다. 그야말로 지정학적, 지경학적 대변화를 겪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이 시점에서 2024년 8월, 대통령실에서는 국방안보 라인 인사개편을 실시했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의 프로필, 대통령실 이전, 회전문 인사 등에 관해 알아보자.
김용현 국방부장관 프로필, 대통령실 이전, 회전문 인사
김용현(1959년)은 육군사관학교 38기로 졸업했으며, 동국대 안보행정학 석사를 취득했다. 수방사령관, 합동참모본부 작전부장을 지냈던 엘리트 군인이다. 육사 38기의 선두주자로 대장 승진 0순위로 손꼽혔지만, 박근혜 정권과 문재인 정권 당시 추진됐던 군 혁신에 스텝이 꼬이면서 2017년 11월 3성장군으로 전역하게 된다. 이후 대학 강단에 서면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활동했다.
2022대 20대 대통령 선거를 맞아 윤석열 캠프에 들어갔으며, 대선 승리 이후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청와대이전TF 부팀장을 맡았다. (참고로 당시 청와대이전TF 팀장은 대표적인 친윤계 의원으로 손꼽히는 윤한홍 의원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기존 청와대에서는 대통령과 참모 간의 소통이 쉽지 않다는 점과 함께 청와대를 시민들에게 개방하겠다는 이유로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옮기려 했다.
사실 이는 문재인 정권을 포함한 수없이 많은 역대 정권에서 다들 시도했지만, 여러 가지 현실적인 이유로 포기했던 프로젝트였다. 결과적으로 대통령실은 국방부 청사로 이전하게 됐지만, 끝없이 늘어가는 이전비용과 대통령실 리모델링 수의계약 논란 등으로 인해 수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소란스러운 상황이다.
당시 김용현은 국방부 장관 후보로 거론됐지만, 결과적으로는 대통령 경호처장이 됐다. 그렇게 김용현은 윤석열의 최측근이 되었으며, 입틀막 경호로 유명해졌다.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식 당시 강성희 진보당 의원의 사지를 들고 행사장 밖으로 쫓아내는가 하면, 카이스트 졸업식에서는 졸업생의 입을 틀어막은 채 식장 밖으로 끌어내기도 했다. 너무도 과도한 경호였기에 언론의 지탄을 받았다.
윤석열 정권 역대 국방부 장관 명단
이종섭(육사 40기, 3성장군) → 신원식(육사 37기, 3성장군) → 김용현(육사 38기, 3성장군)
김용현은 국방라인의 실세라 볼 수 있었다. 실제로 윤석열 정권에서는 예비역 4성장군들이 홀대받고 있다. 이는 그간의 국방부 장관들을 살펴보면 단번에 이해가 된다. 이종섭, 신원식, 김용현 모두 육사 출신으로 모두 다 3성장군으로 전역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물론 역대 다른 정권에서도 3성장군이 국방부 장관에 취임한 적이 있긴 하지만, 이렇게 아예 정권 내내 3성장군이 독점했던 적은 없었다. 따라서 김용현이 자신보다 진급을 더했던 4성장군들을 의도적으로 인사에서 배제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던 것이다.
특히 지난 2024년 8월에 있었던 국방안보 라인의 인사는 여러모로 이상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연속성과 전문성을 고려했다고는 하지만, 같은 사람들을 돌려쓰는 모양새였던 만큼 회전문 인사였다는 악평을 받았다. 실제로 불과 3년도 안되는 사이에 외교안보의 사령탑이라 할 수 있는 국가안보실장이 무려 4차례나 바뀌었다. 외교관 출신의 김성한(10개월), 조태용(9개월), 장호진 (7개월)이 수개월 단위로 계속 교체됐으며, 안보를 강화한다는 명분하에 현직 국방부 장관인 신원식에게 이를 맡겼다.
이 과정에서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정권 내내 자리를 지키면서 진짜 윤석열의 복심은 그가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김태효(1967년)는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출신으로 코넬대 행정학 석사, 시카고대 정치학 박사를 취득했다. 이명박 정권 당시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 대외전략기획관을 역임한 경험이 있다. 대표적인 뉴라이트 인물이며, 친일적인 사관 때문에 많은 논란이 되고 있다.
그리고 김용현은 군인으로서 가장 최고의 직급이라 할 수 있는 국방부 장관이 되는 데 성공한다. 항간에는 윤석열이 채상병 특검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에 급하게 투입했다는 해석도 있다. 실제로 해당 사건과 관련해 군사법원은 통신조회를 허락했다. 이는 사실상 영장을 발부해 준 것과 동일하다고 봐야 된다. 따라서 현시점에서 군 내 영향력이 가장 강력한 김용현이 국방부 장관으로서 군사법원의 운영위원회에서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기대하는 듯싶다.
윤석열 정권 외교안보라인 인사
① 첫번째 외교안보라인 인사 (2023년 12월)
· 국가안보실장 :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 장호진 외교부 1차관
· 국정원장 : 김규현 국정원장 →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 외교부장관 : 박진 외교부 장관 → 조태열 외교부 2차관
② 두번째 외교안보라인 인사 (2024년 8월)
· 국가안보실장 :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 신원식 국방부장관
· 대통령 경호처장 : 김용현 대통령 경호처장 → 박종준 대통령경호실 차장
· 국방부장관 : 신원식 국방부장관 → 김용현 대통령 경호처장
· 외교안보특보 신설 : 장호진 국가안보실장
참고로 기존 국가안보실장이었던 장호진은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이라는 자리를 신설해서 그쪽으로 이동하게 했다. 신원식 국가안보실장이 안보에 있어서 만큼은 높은 식견과 깊이 있는 이해가 있지만, 아무래도 외교에 관해서는 무지하기 때문에 계속 자문역할을 할 수 있게 배려한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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