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박근혜 키즈하면, 손수조와 이준석 의원이 떠오른다. 이들은 지난 2012년 19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후견을 받아 정치권에 입문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현재의 정치적 위상 차이는 그야말로 천지차이다. 손수조의 프로필과 자객공천, 장례지도사, 재기여부에 관해 알아보도록 하자.
손수조 프로필, 자객공천, 장례지도사, 박근혜 키즈
손수조(1985년)는 이화여대에서 국어국문학, 방송영상학을 복수전공했다. 지난 2012년 19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에서 부산시 사상구 공천을 받으면서, 화려하게 정치권에 데뷔했다. ㉮ 사상구의 현역 국회의원이자 터줏대감인 장제원 의원, ㉯ 과거 사상구에서만 3선을 했던 권철현 전의원, ㉰ 부산시 교육감으로 무려 10년이나 지냈던 설동근 전 교육감을 제쳤다는 것만으로 엄청난 이슈가 됐다. 이는 사실 뒷배가 없으면 불가능했을 일이었다.
이명박 정부는 정권 말기에 각종 부정부패 등으로 인해 역대 최악의 국정지지율을 보이고 있었다. 그래서 한나라당에서는 난맥상을 돌파하기 위해 박근혜 의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겼다. 이는 당내 주류세력이었던 친이계가 당권을 포기했음을 의미했다. 박근혜는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의미에서 2012년 2월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교체했으며, 이명박 정권과 각을 세우는 동시에 여당 내 야당 포지션을 잡아갔다. 그리고 같은 해 4월, 19대 총선을 맞았다. 숙청의 대상은 당연히 친이계였다.
따라서 친이계로 유명했던 장제원과 권철현은 당연히 공천에서 배제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지도부에서는 손수조와 설동근을 두고 막판까지 엄청나게 고심했다고 알려진다. 물론 스펙과 커리어를 살펴보면, 손수조는 설동근과 비교가 안될 정도의 정치초짜 임에 분명했다. 하지만 민주통합당 측에서 대권주자였던 문재인 후보를 내세웠던 까닭에 아무리 설동근이 나선다 한들 승리가 보장되지 않았다. 그래서 손수조로 자객공천을 했던 것이다.
게임이론 관점에서 봤을 때 자객공천은 가성비가 매우 높은 선거전략이다. 문재인의 입장에서는 정치신인에게 승리한다 한들 별다른 찬사가 없지만, 혹시라도 패배할 경우 정치적으로 단번에 몰락하게 된다. 반면, 손수조의 입장에서는 패배한다 한들 딱히 잃을 게 없지만, 혹시라도 승리하게 되면 단번에 엄청난 인지도를 얻을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손수조(43.75%)는 문재인(55.04%)에게 패배했다. 하지만 박근혜표 자객공천은 상당히 실효성이 좋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부산시 사상구는 예나 지금이나 보수진영의 텃밭이다. 여기에 박근혜가 선거기간 동안 무려 3차례나 찾아와 손수조를 도왔던 탓에 한때 박빙의 상황까지 연출되기도 했다. 따라서 아무리 문재인이 대권주자급 인지도를 갖추고 있다고는 하지만,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당의 전국선거를 지원하는 대신 본인의 지역구 선거에 몰두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새누리당은 보수의 궤멸이 예상되던 19대 총선에서 과반(152석)을 넘기는 승리를 차지했으며, 박근혜는 선거의 여왕으로 등극할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당시의 공천을 비난했던 사람들은 만약 손수조 대신 장제원이 나섰다면, 문재인이라는 싹을 이때 자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당시 친박계 입장에서는 친이계 청산이 곧 적폐청산을 상징했기 때문에 이런 결단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손수조는 새누리당 내에서 역할을 계속 부여받았으며, 2015년 결혼을 했다. 그리고 2016년 20대 총선에서 또다시 사상구 공천을 받게 된다. 하지만 이때만큼은 공천에 반발한 장제원(37.5%)이 무소속으로 출마했는데, 놀랍게도 당선에 성공했다. 이때 손수조(26.61%)는 더불어민주당의 후보인 배재정(35.9%) 의원에게도 밀리면서 본인의 떨어지는 밑천을 드러냈다. 이후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고 박근혜가 탄핵되자 손수조도 사실상 정치권에서 은퇴하게 된다. 이즈음에는 장례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해 활동했다고 전해진다.
2024년 22대 총선에서는 지역구를 옮겨 보수세가 강한 경기도 동두천시·양주시·연천군(을)에서 출마선언을 했다. 아무래도 수해망언 때문에 민심이 안좋았던 김성원 의원을 경선에서 이길 수 있을 거라 믿었던 것 같다. 하지만 해당 지역구에서 무려 3선의원을 지내면서 쌓은 조직력을 넘지 못한 채 경선에서 탈락하고 만다. 이후 국민의힘 비례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에 입당하지만, 역시나 비례대표 공천을 받지 못했다.
현재 그녀는 정책연구원 리더스의 대표를 맡고 있다. 리더스는 의회나 정당, 기업 등에 강의, 연구, 연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동안 정치권에서 쌓아왔던 인맥을 바탕으로 정치 외곽에서 각종 사업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같은 박근혜 키즈인 이준석은 새누리당 비대위원을 지내며 정치내공을 천천히 쌓아가는 동시에 마삼중(마이너스 삼선 중진) 취급을 당하는 와중에도 자신만의 독자적인 콘텐츠를 만들어냈다. 반면, 그녀는 그저 박근혜에게만 기댔기에 이런 극단적으로 다른 결과가 만들어진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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