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원 의원 하면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국회에서는 나름 몇 안되는 70년대생 중에 한명으로 한때는 정치개혁을 논했던 사람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언론에 주목을 가장 많이 받은 사건은 바로 수해복구 망언이 아닐까 싶다. 그의 프로필과 함께 당시의 상황에 관해 알아보도록 하자.
김성원 프로필, 상임위, 수해복구 망언 총정리
김성원(1973년)은 고려대 서창캠퍼스 환경공학과를 졸업했으며, 석박사 과정은 고려대 안암캠퍼스에서 했다. 한국자유총연맹 대외협력실장, 김성수 의원 보좌관, 정의화 국회의장 정무비서관 등을 거치며 정치권에서 차근차근 커리어를 쌓아 올린 케이스다.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동두천시·양주시·연천군(을) 지역구에 새누리당 공천을 받아 당선된다. 20대 국회 당시 지역구에서 당선된 최연소 의원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아마도 시의원이었던 아빠와 본인이 모셨던 김성수 의원의 정치적인 후광을 덕본게 아닐까 싶다. 특히 김성수는 과거 도의원과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는 과정에서 해당 지역 당조직을 장악했는데, 이를 그대로 김성원에게 물려줬다는 점에서 은인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김성원은 21대, 22대 총선에서도 승리하며, 3선의원의 고지에 올랐다. 한때 초재선 의원이 중심이 된 삼정(정치, 정책, 정당) 개혁모임을 만들어 운영하는 등 나름 소장파로서의 포지션을 가져가는 듯했다.
수도권 지역 3선의원임에도 불구하고, 대중적인 인지도 자체가 아예 없다. 하지만 황교안 지도부, 이준석 지도부, 김기현 지도부는 물론 사이사이에 있었던 비대위 체제 당시에도 끊임없이 신뢰를 받은 듯한 흔적이 있다. 재선 의원으로 운영위 간사, 윤리위 간사, 첨단전략산업특위 간사, 산자위 간사를 거쳐 요직이라는 여의도연구원 원장을 맡기도 했다. 현재도 알짜 상임위인 산자위와 예결위에서 활동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그가 굉장히 실용적인 스타일이 아닐까 싶다. 상대진영을 향해 날선 비판을 쏟아내며, 공격수로서 이름을 높이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는 모양새다. 그래서 그와 관련된 언론보도를 살펴보면, 이슈가 될만한 것들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그런 그도 끔찍한 실수를 한차례 저지르는데, 그게 바로 2022년 8월 수도권 홍수사태 당시 했던 망언이었다.
그즈음 국민의힘 당내 상황은 혼돈 그 자체였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이준석 당대표에게 당원권 정지라는 징계를 내리는 등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도부가 불과 3달 사이에 수차례 변화되는 대격변을 경험하기도 했다. 따라서 의원들도 어디에 줄을 대야 될지 몰라 우왕좌왕하던 시기라고 보면 된다. 그리고 김성원의 망언은 주호영 비대위 때 벌어졌다.
국민의힘 지도부 변화 (2022년 7~9월)
이준석 당대표 → 권성동 직무대행 → 주호영 비대위원장 → 권성동 직무대행 → 권성동 권한대행 → 정진석 비대위원장
주호영 비대위원장은 낮은 자세로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의원들과 함께 수해복구 현장에서 봉사활동 하기로 결심한다. 실제로 취임 이후 갖는 첫번째 공식행사인 만큼 '농담이나 사진찍기 용으로 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그리고 나경원 전의원의 지역구인 동작구(을) 사당동 수해복구 현장으로 갔다.
이때 김성원은 당시 현장에서 함께 있던 권성동 원내대표를 향해 '솔직히 비가 왔으면 좋겠다. 사진 잘 나오게.'라는 역대급 망언을 쏟아냈다. 이에 권성동도 딱히 말린다기 보다는 그냥 하늘을 둘러보며 진짜로 비가 안오나 둘러보는 제스처를 취한다. (한편에서는 겸언쩍어서 그냥 대답을 하지 않은 것 같다는 의견도 있다.)
여기에 근처에 있던 최춘식 의원은 '(우리 지역구는) 비가 이쁘게 와가지고, 내리다가, 딱 그쳤다가, 내리다가 (해서 사진찍기가 쉬웠다.)'는 식으로 얘기를 했다. 솔직히 처음에는 이거 조작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너무 황당했다. 이런 상상도 할 수 없는 끔찍한 말을 했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았달까? 그리고 이들이 국회의원이라는 사실 자체가 너무도 끔찍했다.
그나마 노동운동가 출신의 임이자 의원이 김성원의 팔뚝을 툭치며, 지금 영상이 촬영되고 있음을 넌지시 알리며, 그를 자중시켰다. 아마 그녀가 말리지 않았으면, 어떤 말을 더 보탰을까 싶기도 하다. 물론 김성원이 농담으로 얘기한 걸 가지고, 너무 집요하게 말꼬리 잡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당시의 홍수로 인해 수십명의 사망자와 실종자가 발생했으며, 수천채의 가옥들이 침수피해를 입었을 정도로 엄중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어떤 말로도 변명이 불가능하다.
국민의 대표하는 국회의원이라는 사람들이 홍수 피해를 입은 수재민들 앞에서 기우제를 지낸다는 게 말이 되나? 결국 국민의힘 의원들은 수재민을 돕기 위해 수해현장을 방문한 게 아니라 보여주기 식으로 사진찍으러 갔다는 게 분명하게 드러난 순간이었다.
이후 김성원은 여론의 엄청난 역풍을 맞았고, 망언과 관련해 공식적인 사과를 했다. 하지만 의원직을 사퇴한다거나 당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탈당을 선언하는 등의 실효성있는 조치는 전혀 취하지 않았다. 그저 당시 맡고 있었던 예결위 간사직을 내려놓고,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내린 6개월 당원권 정지 처분을 받았을 뿐이었다.
다만 조금의 반전은 있었다. 김성원은 2024년 22대 총선에서도 공천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당선에도 성공했다. 이는 그가 자신의 잘못을 진심으로 깨닫고, 수해복구 현장을 돌아다니며 추가적인 봉사활동을 펼쳤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이후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수해복구 관련법안과 지원 관련법안을 3건 발의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재신임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렇다면 당시 김성원과 최춘식은 왜 이런 사이코패스 같은 발언을 했을까? (공식적으로 사이코패스는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공감능력이 매우 떨어진다고 한다. 수해현장에 와서 수재민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들의 사진만을 생각하고 말하는 게 딱인 것 같다.) 아마도 윤핵관인 권성동이 듣기 좋으라고 무리수를 던지다 보니, 그렇게 된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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