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20%대로 무너졌다. 한국갤럽 기준 취임 3개월 만에 24%까지 떨어졌으니, 인기 없는 대통령으로 기억됐던 이명박 전대통령보다 훨씬 더 심각한 수준이다. 이후 30%대 수준으로 반등하지만, 김건희 리스크로 인해 민심이 폭발하면서 20%가 무너지느냐 마느냐의 기로에 섰다. 대통령 지지율이 폭망하고 있는 이유 3가지를 알아보자.
어느 순간부터인지 대통령실은 폭락하는 지지율 추이를 애써 모르는 척하고 있다. 윤석열 스스로도 지지율에 별로 유념치 않는다고 얘기했으니 말 다했다. 물론 본인의 철학이 꼭 대중들의 의견과 부합할 필요는 없으니 소신을 가지고 특정 정책을 밀어붙이다 보면 훗날 좋은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민심을 대변하는 지지율은 당장에 펼쳐질 선거의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바로미터다.
결국 지난 2024년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민의힘은 역대급 패배를 당했다. 하지만 이 결과에 이르기까지 국민의힘 의원들은 대통령의 당무개입에 저항하지 않았다. 전국단위 선거에서 무려 3연승에 성공한 이준석 당대표를 내쫓는 과정에서도, 2023년 3차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깜냥이 아니었던 김기현 의원을 당대표로 만드는 과정에서도 쥐 죽은 듯이 조용한 모습을 보였다.
참고로 좌우진영을 가리지 않고, 대통령 임기 초중반에 펼쳐지는 총선만큼은 정권안정론이 선거판을 지배하는 까닭에 여당이 대개 대승을 거둔다. (반면, 대통령 임기 후반에 펼쳐지는 총선은 정권심판론이 득세하면서 야당에게 유리한 판이 펼쳐진다.) 지난 22대 총선은 윤석열 정권 2년차에 펼쳐졌음에도 불구하고, 여당인 국민의힘은 또다시 패배했다. 이로서 지난 20대 총선을 시작으로 국민의힘은 총선 3연패를 당했다.
이준석 당대표 당선 이전
·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 : 새누리당 122석 vs 더불어민주당 123석
· 2017년 19대 대통령선거 : 문재인 대통령 당선
· 2018년 7회 지방선거 : 더불어민주당 14석 vs 자유한국당 3석
· 2020년 21대 국회의원 선거 : 더불어민주당 180석 vs 미래통합당 103석
이준석 당대표 축출 이후
· 2023년 재보궐선거 : 강서구청장 패배
· 2024년 22대 국회의원 선거 : 국민의힘 108석 vs 더불어민주당 175석
대통령 지지율이 무너지는 현상에 관해 여권과 야권에서는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보수진영에서는 포퓰리즘을 쓰지 않고 다양한 개혁들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진보진영에서는 다수당인 자신들과 불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난한다. 개인적으로 다들 헛다리를 짚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보수정권에서 진보진영 특유의 내로남불을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내로남불이라면 치를 떠는 합리적인 중도보수들이 등을 돌렸다고 보면 된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폭망 3가지 이유
① 윤핵관의 전횡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 같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지만, 국회의원들은 눈앞의 권력 앞에서는 절대 저항하지 않는다. (이는 좌우 모두가 마찬가지다.) 국민의힘 자체는 총선을 통해 뜨거운 맛을 봤지만, 당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영남 의원들이 여전히 윤심만을 찾고 있다. 이는 대통령의 임기가 여전히 3년 가까이 남은 탓이 크다.
사실 이 모든 문제들은 윤핵관들이 전면에 나서면서 시작됐다. 집권 초기 윤핵관들은 본격적인 자기편 챙기기에 집중했다. 유일하게 그들을 견제했던 이준석마저 날려버렸으니, 이제는 그 누구도 제어할 수 없는 상황으로 전락했던 것이다. 이런저런 말들이 많지만, 이준석은 무려 3번의 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던 검증된 장수다. 그리고 국민의힘 내 자취를 감췄던 대선 잠룡들이 육성시켰다.
이준석 당대표 시절
· 2021년 재보궐선거 : 서울시장, 부산시장 당선
· 2022년 20대 대통령선거 : 윤석열 대통령 당선
· 2022년 8회 지방선거 : 광역단체장 국민의힘 12석 vs 더불어민주당 5석
한편에서는 한줄 정책을 개발한 강기훈 행정관을 들먹이며, 이준석이 없었어도 지난 20대 대선에서 승리했을 거라 말하는데, 이는 망상에 불과하다. 이준석은 특유의 영민함 때문에 참모처럼 보이지만, 사실 지휘관으로서의 능력이 더 뛰어나다. 구설수가 해결된 만큼 보수의 가치인 공정을 합리적으로 이끌 사람으로 재평가받을 확률이 매우 높다.
실제로 이준석은 지난 22대 총선에서 개혁신당을 창당하고, 지역구에 출마해 생존하는 저력을 보였다. 따라서 국민의힘은 다가올 2027년 21대 대선에서도 밀리는 분위기가 분명하면, 보수 대통합 차원에서 이유를 불문하고 개혁신당과 합당 혹은 선거연대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무서운 것이다.
② 민생이 아닌 정쟁
한때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은 ㉮ 민생과 동떨어졌던 검수완박법 집착과 ㉯ 공천을 통한 비명계 학살을 자행하면서 무너졌었다. 이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이 해낸 것이라고 이재명 일극체제를 완성시킨 것과 동시에 한동훈이라는 보수의 아이콘을 발견해 띄어준 것밖에 없다. 물론 국민들의 지지를 받았기 때문에 22대 총선에서 압승한 거라고 자화자찬하지만, 이는 솔직히 윤석열 정부가 국정 운영을 역대급으로 못한 탓이 훨씬 크다.
실제로 당장 해결해야 될 민생 문제들이 정말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도외시했다. 되레 국민들 입장에서는 딱히 와닿지 않는 검수완박법, 특검법 같은 정쟁들만 쏟아냈다. (물론 원래는 여당인 국민의힘이 이를 주도적으로 풀어가야 되지만, 이제는 기대감 자체가 아예 없는 듯한 느낌이다. 그냥 대통령 탄핵이라는 전대미문의 일만큼은 피하고 싶어서 개헌저지선인 100석만 딱 넘겨줬던 게 아닐까 싶다.)
반면 한동훈은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줬다. 예를 들어 촉법소년 연령하향이 대표적이다. 요새는 육체적인 나이와 상관없이 강력범죄가 발생하고 있는데, 어른들이 봐도 기가 찰만한 범죄들이 청소년들 사이에서 빈번하게 발생되고 있다. 반면 촉법소년 제도가 본래 취지와 달리 악용되면서 되레 범죄를 장려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졌다. 법을 저촉하는 행위에 강력하게 처벌한다면, 아무래도 범죄예방 효과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앞으로 여당이든 야당이든 다가올 2026년 9회 지방선거와 2027년 21대 대선에서 승리하고 싶다면, 어떻게든 민생과 관련된 문제들을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된다. 예를 들어 당장에 닥친 비대면 대출이나 전세사기와 관련된 문제나 미래를 위한 이민청 설치 등과 같은 이슈 등을 선점해 유능한 정책정당이 된다면, 아무래도 눈길이 쏠릴 수밖에 없다.
③ 김건희 리스크
김건희 여사는 이미 20대 대선 전부터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래서 선거기간 중에 대국민 사과를 통해 아내의 역할에만 머물거라 약속했던 것이다. 하지만 현재 역대 영부인들이 그랬나 싶을 정도로 활발하게 미디어의 중심에 서고 있다. 거기다 박사논문이 표절이 아니라는 국민대의 결론, 배우자에 대한 법적처벌 근거가 없어서 명품백 수수의혹 조사를 종결하겠다는 권익위의 발표, 영부인을 위해 검찰총장도 패싱한 채 출장조사를 갔던 검찰 등 상식적이지 않은 일들이 계속 펼쳐졌다.
오죽했으면 대통령실에서 벌어지는 뭔가 이상한 모든 일들에 김건희를 대입해 보면 전후 상황이 이해된다는 자조적인 얘기마저 나올 정도다. 물론 김건희가 꽤나 뛰어나 정무적인 감각을 가지고 있음은 동의한다. 하지만 본인이 대통령으로 선출된 게 아니라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문제들에 연관됐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만큼 본인 스스로가 파장이 커지지 않도록 자중해야 될 것이다.
주변 인물 단속에도 신경 써야 된다. 김건희를 위한 팬클럽이 존재하는 것 자체는 전혀 문제가 아니지만, 팬클럽의 핵심관계자인 강신업 변호사 등이 영향력을 갖는 것은 문제다. 천공스승, 건진법사, 무정스님과 같은 사람들이 활동하는 것도 경계해야 된다. 토속신앙을 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이 종교를 통해 대통령 부부를 좌지우지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들어서는 안된다. 많은 사람들이 박근혜 전대통령을 탄핵하는 과정에서 최태민 목사로 대표되는 사이비 종교에 치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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