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훈 행정관은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주고받은 체리따봉 문자 속에 처음 등장했다. 당시만 해도 건진법사, 천공스승, 무정스님과 같이 이름만 보면 무협지에서나 튀어나올 법한 인물들이 거론되던 시절인지라 강기훈이라는 이름은 눈에 띌 수밖에 없었다. 그의 프로필, 체리따봉 문자, 음주운전, 자유의새벽당 근황에 관해 알아보자.
강기훈 프로필, 체리따봉 문자, 음주운전
① 자유의새벽당 창당
강기훈(1980년)은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했으며, 현재 대통령실 국정기획비서관실에서 선임행정관으로 일하고 있다. 지난 2019년 7월 자유의새벽당을 창당하면서 정치권에 입문했다. 참고로 당시 자유의새벽당은 박결, 강기훈 공동대표 체제였다. 하지만 박결은 2020년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미래통합당이 친 보수 빅텐트에 합류하며 탈당했다. 자유의새벽당에 끝까지 남았던 강기훈은 비례대표 2번으로 출마했지만, 낙선하고 말았다.
당시 자유의새벽당의 강령을 보면, 상속세 폐지, 법인세 인하, 문재인 케어 저지, 선심성 복지정책 폐지, 안티페미니즘 등 보수 진영의 가치들을 대부분 차용하고 있었다. 다만, 친중 정치인 적폐청산, 지난 21대 총선 부정선거 등을 무리하게 주장하고 있는 만큼 극우정당으로 분류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지난 2024년 4월 부로 해산됐다.
② 체리따봉 문자
지난 2022년 7월, 윤석열과 권성동이 나눈 텔레그램 문자가 포착되면서 엄청난 이슈가 됐다. 이는 여러모로 윤석열이 이준석 당대표를 몰아내기 위해 당무개입 했음을 연상시켰기 때문이다. 더불어 강기훈이라는 생소한 이름이 등장해 많은 주목을 받았다. 실제로 강기훈 자체는 정치권에 뭔가 갑툭튀한 느낌이 있다. 물론 비근한 시기에 권성동이 필리핀 특사로 떠났을 때 함께 동행했다고는 하지만, 아마도 체리따봉 문자 사건이 없었다면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강기훈은 권성동 의원실에서 정무실장을 지냈다고 한다. 지난 2022년 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킹메이커로 움직였던 당시의 권성동 곁에 있었던 만큼 정치경험을 집중적으로 쌓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강기훈의 입장에서 권성동은 본인을 주류 정치로 편입시켜 준 은인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를 계기로 지난 20대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의 선거캠프에 합류해 청년들을 타겟으로 한 캠페인 전략을 기획했다. 실제로 대선을 준비하던 윤석열은 주변에 정치권 인맥이 워낙에 없다 보니, 비주류 보수였던 친이계와 바른정당 출신들을 섭외할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판검사로 이어지는 인연이 있었던 탓에 법조인 출신의 정치인들이 주요 대상이었는데, 그중에 하나가 바로 권성동이었다.
한때 권성동은 대표적인 윤핵관으로서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당대표 직무대행 등을 거쳐, 이준석을 당대표에서 몰아내기까지 당 전반을 쥐락펴락했다. 하지만 막상 윤석열 정권이 연차를 더해감에 따라 윤핵관에서 밀려났다. 이는 권성동 자체가 애초에 합리적인 중도우파 성향을 가지고 있기에 윤석열과는 결이 안맞았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라고 본다.
어쨌든 윤석열 선거캠프로 넘어간 강기훈은 혁혁한 공을 세웠다. 대표적인 성과로는 페이스북 한줄공약 시리즈와 멸콩 챌린지 등을 꼽을 수 있다. 이중에서도 여성가족부 폐지, 병사 봉급 200만원, 주적은 북한, 탈원전 백지화 원전최강국 건설, 정권교체, 사드 추가 배치, 주식양도세 폐지 등과 같은 페이스북 한줄공약 시리즈는 이대남들에게 많은 어필이 됐다.
솔직히 당시만 해도 윤핵관들이 왜 이렇게나 이준석과 무리하게 각을 세우는지 이해할 수 없었는데, 강기훈과 같이 정책 캠페인에 능한 사람이 곁에서 도움을 줬다고 하니, 그랬을 수도 있겠다 싶다. 즉, 윤석열 입장에서는 자기 쪼가 강한 이준석과 굳이 함께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는 것이다.
③ 원희룡 페이스북 좋아요
이후 강기훈은 한동안 언론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졌지만, 2024년 4차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다시 등장했다. 원희룡 후보가 한동훈 후보를 원색적으로 비난한 페이스북 포스팅에 좋아요를 눌렀다가 취소한 것이다. 사실 일반인이야 누구든 원희룡의 의견에 동의한다면 좋아요를 누를 수 있다. 하지만 강기훈은 대통령실 소속인 만큼 당무개입 우려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강기훈이 대통령비서실 내 핵심 중에 핵심이며, 때로는 결재라인을 건너뛰고 윤석열에게 직보하는 경우도 있다는 소문을 들었다고 밝혔다. 참고로 대통령비서실 직제는 아래와 같다. 즉, 그 소문이 정말 사실이라면, 무려 3단계의 결재라인을 재꼈다는 뜻이므로 윤석열의 진짜 최측근이라 볼 수 있다.
대통령비서실 직제
대통령 ← 비서실장(장관급) ← 수석비서관(차관급) ← 비서관(1급) ← 선임행정관(2~3급) ← 행정관(3~5급)
사실 강기훈은 지난 2024년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공천을 받을 거라는 루머가 있었다. 2023년 3차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깜냥이 아니었던 김기현 의원도 당대표로 세웠던 만큼 분명 밀어붙이고자 하면 가능했을 것이다. 하지만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디올백 수수의혹 등으로 총선 국면이 개헌저지선인 100석도 지켜내기 힘들다는 예측이 나옴에 따라 포기했던 것 같다.
④ 음주운전
2024년 6월 7일, 강기훈은 용산구 한남동 근처에서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적발됐다. 당시 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0.08%)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략 한달여 뒤인 7월 15일 검찰에 불구속 송치되면서, 이 사실이 언론에 알려졌다. 당연히 그가 직무배제됐을 거라 예상됐지만, 놀랍게도 대통령실에서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음이 확인되면서 문제가 됐다. 이후 현재는 대기발령 상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