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일종 의원은 국민의힘 중진으로 재선 당시 정책위의장을 맡았으며, 3선의원이 된 현시점에서는 국방위원장을 지내고 있다. 충남에 지역구를 두고 있기 때문에 경상도 일색의 국민의힘 내에서는 나름의 배려를 받는 게 아닐까 싶다. 그의 정치역경을 살피기 위해서는 친형이었던 성완종 전의원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성일종 국회의원 프로필, 정책위의장, 국방위원장, 성완종 리스트
성일종(1963년)은 고려대 경영학과(서창캠퍼스)를 졸업했으며, 고려대 행정학 석사와 광운대 환경공학 박사를 취득했다. ROTC 출신으로 장교로 임관해 중위 전역을 했다. (이게 인연이 됐는지 국회에 입성해서는 국방위에서 꾸준히 일했으며, 22대 국회에서는 국방위원장에 오르기도 한다.) 이후 환경 및 에너지 기업인 엔바이오컨스를 창업하게 된다. 성일종이 정치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친형인 성완종의 예상치 못했던 죽음 때문이었다.
성완종(1951년)은 퍼스픽 웨스턴대 경영학 학사, 한양대 경영학 석사를 취득했다. 사실 그는 한때 자수성가의 상징이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부터 신물배달, 막노동, 화물차운전 등을 하며, 닥치는 대로 돈을 벌어야 했을 정도로 집안사정이 안좋았다. 1977년 서산토건에 입사했으며, 당시 대표가 개인사정으로 사업을 접어야 되는 상황이 오자 회사를 성완종에게 매각한다. 사세를 키워 1979년에는 대아건설을 인수했으며, 이후 1993년 코스닥 상장에 성공하는 등 승승장구하게 된다.
2003년에는 대우그룹의 계열사였던 경남기업의 지분 51%를 확보해 인수했으며, 다음 해인 2004년 경남기업에 대아건설을 흡수합병시키고 회장에 취임한다. 사실상 이때가 커리어 하이였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이때를 기점으로 그는 경제계가 아닌 정치권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2004년 17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자민련 비례대표 2번으로 공천을 받아 출마하지만, 결국 낙선하고 말았다.
당시 총선은 노무현 탄핵의 역풍으로 인해 열린우리당의 광풍이 살벌하게 불었던 때다. 따라서 새천년민주당과 공조를 했던 자민련 역시 붕괴하게 된다. 오죽했으면 김종필 총재가 비례대표 1번으로 출마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지율 3%를 받지 못해 떨어졌을까? 2007년 12월, 17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되자, 성완종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들어갔으며, 이후 법제처에서 정부입법자문위원으로 활동한다. 실제로 이명박 정권의 비호를 받아 경남기업은 자원외교의 선봉에 서게 된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 충남 서산시·태안군 지역구에 자유선진당의 공천을 받아 당선이 성공한다. 대표적인 MB맨으로 손꼽히던 성완종이었지만, 이명박의 지지율이 붕괴되고 친박계가 당을 장악했던 까닭에 새누리당에서는 도저히 공천을 받을 수 없었을 것이다. 반면, 자유선진당은 여전히 심대평 전 충남지사를 중심으로 충청권에서 만큼은 맹주와도 같은 역할을 했다. (참고로 지난 2024년 9월 검찰총장으로 임명된 심우정이 바로 심대평의 아들이다.) 따라서 선택권이 없었던 것 같다.
자유선진당은 자유통일당으로 당명을 바꾸는 등 나름의 개혁에 나섰으며, 이때 성완종은 원내대표로 당선되기도 했다. 하지만 대세는 거스를 수 없었던 것 같다. 결국 2012년 12월, 18대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에 흡수합당됐으며, 이때 성완종도 함께 넘어가게 된다. 문제는 박근혜 정권이 이명박 정권과 각을 세웠던 만큼 각종 수사가 펼쳐졌으며, 성완종과 관련된 각종 범죄혐의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대법원 확정판결이 났던 것은 공직선거법 위반이며, 2014년 6월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검찰이 이명박 정권의 자원외교 비리와 관련된 수사에 돌입하자, 2015년 3월 성완종은 북한산에서 스스로의 목숨을 끊는 선택을 한다. 그리고 그는 2007년 17대 대선과 2012년 18대 대선 당시 8명의 정치인들에게 금품을 살포했음을 자백하는 듯한 유서를 남겼다. 이는 추후 성완종 리스트라고 불리게 된다. 이들 중 특이할만한 점은 한명은 그냥 부산시장이라고 표기됐으며, 이완구와 이병기는 금액이 기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성완종 리스트
김기춘 10만불, 허태열 7억원, 유정복 3억원, 홍문종 2억원, 홍준표 1억원, 부산시장 2억원, 이완구, 이병기
당시 성완종 리스트에는 정치권 거물들이 언급됐던 까닭에 엄청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홍준표와 이완구만 불구속 기소되고, 김기춘은 공소권 없음, 나머지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부산시장 같은 경우에는 당시 현직이었던 서병수로 특정됐지만, 그 역시도 무혐의 처분이 나왔다. 이후 1심에서 홍준표는 징역 1년 6개월과 추징금 1억원, 이완구는 징역 6개월과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받았지만, 대법원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즉, 아무도 처벌을 받지 않았던 것이다.
성일종은 형의 명예를 회복하겠다며, 2016년 20대 총선에서 형의 지역구였던 서산시·태안군 지역구에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다. 이후 21대, 22대 총선에서 모두 승리하며 3선의원이 된다. 개인적으로 성일종은 권력지향적인 정치인은 아닌 것 같다. 5·18과 관련해 좌고우면 하지 않고 소신발언을 했으며, 뚜렷한 대북관을 가지고 있다는 점도 호감이다. 물론 BTS 병역면제 발언, MZ세대 69시간 근무제 선호, 잼버리 BTS 동원 주장 등과 같은 논란을 일으키긴 했지만, 이념에 치우친 발언은 아니었다는 점은 참작할만하다.
2024년 9월, 5060도 경계근무는 충분히 설 수 있다는 이유로 이를 병력화하자는 방안을 주장했는데, 나름의 일리는 있어 보인다. 물론 강제로 의무복무하는 것은 말도 안되지만, 만약 지원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활용하는 것도 방법일 것 같다. 이미 병장 월급이 200만원에 달한 만큼 명예퇴직 후에 일자리를 못찾는 5060들은 좋은 기회라고 여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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