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이태원 압사사고 당시 여러모로 아쉬운 대처로 인해 국민적인 지탄을 받았다. 이와 관련된 재판의 선고결과가 나온 만큼 그녀의 프로필과 함께 이를 한번 돌아보고자 한다.
박희영 용산구청장 프로필, 이태원 압사사고 재판결과
박희영(1961년)은 이화여대에서 정치외교학 학사와 석사를 전공했다. 졸업 이후 결혼을 했으며, 남편인 심재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를 따라 미국에서 체류하게 된다. 이때 캔자스시티 한국학교 교사, 캘리포니아 외환은행 행원 등으로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녀들 출산도 이때 해서 장남과 차남 모두 외국 국적을 소유한 것으로 확인된다.
정치 입문 자체가 상당히 늦은 편이었다. 2014년 6회 지방선거 당시 새누리당 공천을 받아 용산구 구의원에 당선된다. 이후 2018년 7회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서울시 시의원에 도전하지만, 낙선하고 말았다. 참고로 이때 지방선거는 박근혜 탄핵의 여진이 여전히 남아있었던 까닭에 보수진영이 괴멸했다고 봐야 된다. 따라서 딱히 박희영의 역량이 떨어져서 낙선했다고는 보기 어렵다.
2020년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그녀는 권영세 의원의 캠프에 들어간다. 참고로 권영세는 기존 영등포구(을)에서 3선의원이 되는 데 성공하지만, 두차례 낙선 이후 용산구로 지역구를 옮겨 현재는 5선의원이 됐다. 애초에 용산구에서 태어났던 만큼 나름의 조직이 해당 지역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박희영은 권영세 캠프에서 정책특보와 부동산특별위원장을 맡는 등 중앙정치로의 진입을 시도한다.
이후 박원순, 오거돈 시장의 성비위 사태로 인해 펼쳐졌던 2021년 재보궐선거에서는 오세훈 캠프에서도 활동한다. 따라서 용산구 내에서 만큼은 그녀의 인지도가 상당히 높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2022년 8회 지방선거 당시 용산구청장 선거에 나서 당선된다. 하지만 수개월 뒤인 같은 해 10월 이태원 압사사고가 발생했으며, 업무상 과실치사와 허위공문서작성죄 혐의를 받아 구속됐다. 사실 구청장 정도의 신분이면 검찰에서도 구속이 아닌 불구속 상태에서 기소를 했을 법도 한데, 굉장히 이례적이라고 판단했던 것 같다.
국민의힘 측에서 그녀를 제명코자 하는 움직임을 보이자, 스스로 탈당을 하게 된다. 이후 보석으로 구치소에서 나오게 된다. 하지만 그녀는 전 국민적으로 엄청난 지탄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구청장직을 내려놓지 않았다. 그래서 해당 기간 동안 직무대리가 용산구청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 검찰은 그녀에게 징역형 7년의 구형을 결심한다. 업무상 과실치사의 최대형량이 5년, 허위공문서의 최대형량이 7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될 것 같다. 즉, 양형기준을 따르지 않고, 최고형량을 부과했던 것이다.
사실 검찰이 이렇게 독하게 구형했던 이유는 사안의 심각성도 있었지만, 그녀의 부적절한 태도와 거짓해명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일단 그녀는 참사 직후에 스마트폰을 교체했다. 박희영은 하필 그때 고장나서 바꿨다고 밝혔지만, 시기가 시기인 만큼 의혹은 커질 수밖에 없었다.
참사가 일어나기 전에 이태원 근방의 인파가 폭증하자, 이를 서울시장이나 행안부장관, 용산경찰서장이 아닌 권영세에게 알렸다는 점 역시 뭔가 미숙해 보였다. 권영세가 통일부장관과 국회의원을 겸임하고 있는 힘 있는 정치인이라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당장의 사태를 통제할 수 있는 행정력이 없다는 점에서 그녀가 행정가로서 초보티를 냈다고 평가해야 될 것 같다. 다만, 권영세의 지역구가 용산구라는 점과 함께 사실상 정치견 후견인이나 다름없다는 점에서 조언을 구하기 위해 연락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이태원 할로윈 축제와 관련한 대책회의에 본인이 참여하지 않았던 것도 문제가 됐다. 그동안 관례상 부구청장이 대책회의를 관장해 왔다는 해명을 하긴 했지만, 많이 아쉬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었다. 심지어 할로윈 데이가 축제가 아닌 그냥 현상에 불과하다는 발언을 했다는 것도 드러났다. 어떻게든 책임을 축소하려는 모습이 아닐 수 없었다.
2022년 11월, 국회 행안위 청문회에서 거짓해명을 한 것 역시 문제가 됐다. 사고 당일이었던 2022년 10월 29일에 자매도시인 의령군의 초청 때문에 방문했다고 밝혔는데, 알고 보니 의령군은 전날인 28일에 방문하는 것을 요청했던 것이다. 당시 의령군은 리치리치페스티벌을 10월 28일부터 30일까지 개최했는데, 이때 그녀는 영상축사를 보내는 것으로 갈음했다. 공무라고 볼 수 있는 의령군수와의 만남은 대략 10여분에 불과한 티타임이었으며, 주목적은 집안일이었던 시제(제사)에 참석하기 위함이었다.
2024년 9월, 1심 재판부가 박희영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구청에게는 구체적인 주의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을 했던 것이다. 하지만 용산경찰서에 대해서는 대체로 유죄판결이 나왔다. 실제로 이임재 당시 용산경찰서장은 업무상 과실치사에 관해 금고 3년형이 내려졌다.
참고로 징역형과 금고형은 다소 간에 차이가 있다. 금고형의 경우, 보통은 과실치사인 경우에 판결받는 편이다. 따라서 범죄를 적극적으로 주도하거나 가담한 형사범에게 부과되는 징역형보다는 낫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징역형은 감옥에 있는 동안 강제노역이 부과되는 반면, 금고형은 노역이 강제되지 않는다. 다만, 노역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는 까닭에 현재는 많은 수감수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경우도 많은 편이다. 따라서 실질적인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고 봐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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