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의원은 국민의힘 5선 중진으로 아름다운 미모 덕분에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 보수진영이 침체기를 겪었던 당시 극우라고 느껴질 정도로 극단적인 정치행보를 펼쳤음에도 대중적으로는 합리적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윤석열 정권 내내 잔혹사가 펼쳐지고 있지만, 22대 총선을 통해 재기에 성공했다. 그녀의 프로필, 빠루여신, 정치행보 등을 살펴보자.
나경원 프로필, 빠루여신, 지역구, 정치행보
나경원(1963년)은 서울대 법학과 학사, 석사, 박사를 취득했다. 만 25세에 캠퍼스 커플인 김재호 현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결혼했으며, 만 29살에 사법고시에 합격해 판사가 됐다. 시험을 준비할 당시 고시원에 머물며 서울대 법대 동기, 선배들과 함께 공부했는데, 이때 윤석열 대통령과 일면식을 트며 인연을 이어갔다고 알려졌다. 이후 7년여간 판사로 재직한다.
2002년 16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이회창 후보 캠프에 여성특보로 정치에 입문한다. 이후 17~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됐으며, 자유한국당 당시에는 원내대표로 선출되는 등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하지만 이후 그녀의 정치역경을 살펴보면, 의외로 고초가 상당히 많았다.
나경원 국회의원 이력
· 17대 총선 : 비례대표
· 18대 총선 : 지역구(중구) → 2011년 하반기 재보궐선거로 사퇴
· 19대 총선 : 지역구(동작구을) ← 2014년 상반기 재보궐선거로 진입
· 20대 총선 : 지역구(동작구을)
· 22대 총선 : 지역구(동작구을)
① 서울시장 선거 낙선
2011년 무상급식과 관련된 주민투표에서 처참한 결과를 받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사퇴를 선언하자, 공석인 자리를 두고 하반기 재보궐 선거가 치러졌다. 당시 나경원은 재선 의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차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될 만큼 인지도가 매우 높았다. 그래서 의원직을 그만두고,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게 된다. 상대는 안철수와 단일화에 성공한 박원순이었으며, 간발의 차이로 패배했다.
이후 새누리당으로부터 공천을 받지 못하면서 19대 총선에는 나서지 못했다. 이를 기점으로 정치적 침체기를 겪었는데, 이 기간 동안 변호사 생활을 했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정몽준 의원이 서울시장에 출마함에 따라 동작구(을) 지역구가 공석이 되면서 기회가 찾아왔다. 2014년 상반기 재보궐선거를 통해 3선 의원으로 화려하게 돌아온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도 동작구(을)에 출마해 당선됐으며, 4선 중진이 된다.
②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당선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기점으로 비박계들이 대거 탈당해 바른정당을 창당했다. 대표적인 친이계로 손꼽혔던 나경원 역시 비박계로 구분된 만큼 함께 행동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의외로 새누리당에 남는 선택을 한다. 새누리당은 홍준표 의원과 당내 잔존했던 친박계를 중심으로 자유한국당으로 재창당을 추진했다. 하지만 2017년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하며, 결국 정권을 빼앗겼다. 이에 홍준표는 당대표를 사직했다.
비대위를 거듭하던 자유한국당은 2018년 7회 지방선거에서도 완패하며, 백약이 무효한 상황까지 몰렸다. 2019년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당대표로 취임했으며, 이즈음 나경원도 원내대표가 됐다. 새누리당 때부터 수차례 원내대표 직에 도전했으나 계속 낙선을 거듭했던 만큼 감회가 남다르지 않을까 싶다. 참고로 당대표는 전당대회를 통해 당원들이, 원내대표는 의원총회를 통해 의원들이 선출한다.
③ 빠루여신 등극
하지만 자유한국당 입장에서는 당시 20대 국회의 상황이 정말 녹녹지 않았다. 대통령 탄핵의 여파가 여전히 미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실제로 다가올 2020년 21대 총선에서도 폭망할 것 같다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여기다 더불어민주당이 다른 야당들과 연합해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 설치법을 패스트트랙에 태우는 승부수를 띄웠다. 이들 법안들이 본회의에 회부되는 것을 막기 위해 온갖 폭력들이 난무했는데, 이 과정에서 채이배 의원은 감금당하기도 했다.
여기에 빠루까지 등장했다. (이때 나경원이 빠루를 들고 있는 장면이 워낙에 인상적이었는지 빠루여신으로 등극한다. 물론 그녀가 그걸 실제로 사용했던 것은 아니었다.) 지난 2012년 몸싸움 금지법이라 불리는 국회선진화법이 도입된 이후 국회 내 폭력은 사실상 근절됐는데, 또다시 동물국회로 전락한 것이다. 자유한국당 입장에서는 나름 최선을 다했지만, 결국 해당 법안들은 모두 통과됐으며, 더불어민주당이 고발함에 따라 나경원은 기소당했다. 참고로 여전히 재판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④ 21대 총선 낙선, 국민의힘 당대표 도전
자유한국당의 이미지는 갈수록 안좋아졌다. 이미지 쇄신을 위해 미래통합당으로 재창당을 시도하는 등 나름의 몸무림을 쳐봤지만, 결국 2020년 21대 총선에서도 폭망하고 말았다. 특히 서울 지역 49개 지역구 중에서 겨우 8개만 승리했을 정도로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그동안 총선에서 만큼은 늘 승리했던 나경원도 보수 심판의 바람을 피할 수 없었다. 이제 막 정치에 입문한 이수진에게 패배했을 정도니 말 다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무려 180석을 차지하며, 역대급 승리를 차지했다. 결국 미래통합당은 또다시 국민의힘으로 재창당하게 된다. 2021년 1차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나경원은 당대표 후보로 나선다. 그녀의 당선이 유력해 보였지만, 연패에 질린 당원들은 혁신을 위해 이준석을 선택한다. 전당대회에서도 패배하자 자의 반, 타의 반 정치적 휴지기를 가졌다. 그리고 2022년 20대 대선을 통해 윤석열이 당선되자, 친분관계 덕분에 다시금 주목받기 시작했다.
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사퇴? 해임?
윤석열 정부에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하던 나경원은 정치적인 갈림길에 놓인 모양새였다. 참고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위원장은 대통령이므로, 부위원장은 장관급이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리인 만큼 매우 중요하긴 하지만, 당장에 직면한 이슈를 다루는 다른 위원회에 비해 주목도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었다.
더불어 기후환경대사로도 임명되는 등 뭔가 중용되는 듯한 느낌도 있었지만, 2023년 3차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나설 결심을 꺽지 않자 결국 해임당하고 말았다. 이때 나경원도 사직서를 제출한 정황이 확인되는데, 대통령실에서는 사퇴가 아닌 해임된 것이라 꼭집어 주장했다. 이후 전당대회를 통해 많은 문제가 드러났다.
⑥ 당대표 재도전과 초선의원 연판장 사건
대통령의 입맛에 맞는 김기현 의원을 당대표로 추대하는 분위기가 있어, 보수 내 중도우파의 입장에서는 껄끄러울 수밖에 없었다. 기본적으로 당과 대통령실은 분리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그래서 총재라는 권위적인 단어 대신에 당대표로 굳이 고쳐 부르고 있는 것이다. 당과 대통령실이 구분되지 않으면, 많은 문제가 생긴다. 무엇보다도 행정부와 입법부가 야합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삼권분리의 취지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물론 윤석열과 친윤계의 입장에서는 본인들과 손발을 맞출 수 있는 당대표를 원할테고, 보수 내 중도우파의 입장에서는 혹시라도 대통령이 실수했을 때 따끔하게 한소리 할 수 있는 소신 있는 당대표를 원했다. 그 어떤 사람도 완벽할 순 없다. 따라서 누군가는 견제하는 역할을 맡아야 된다. 만약 실수했을 때 아무도 지적하지 않는다면, 권력을 쥔 사람은 폭주할 수밖에 없다. 이는 진영을 가리지 않는 정치 생리다.
사실 그 누구도 나경원이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을 막을 순 없었다. 실제로 국민의힘 당원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불출마하는 게 이상하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그만큼 나경원은 당원들 사이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으며, 다른 모든 출마자들을 압도했다. 따라서 그런 나경원이 안나가면, 절차상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비춰질 가능성도 높았다. 하지만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각을 세우는가 하면, 초선의원 63명 중 무려 48명이 그녀를 규탄하는 연판장을 돌리기도 했다.
모든 정당이 전당대회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온갖 부침을 겪는데, 이는 당대표가 사실상 공천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의원들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정치생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당대표가 누군지가 굉장히 중요할 수밖에 없다. 결국 나경원은 불출마를 선언한다.
사실 그녀가 불출마하는 것은 어느 순간부터 기정사실이 됐다. 그동안의 행적을 살펴보면, 그녀가 대세를 알아보는 능력이 탁월하며, 그 곁을 귀신같이 잘 지켜냈음을 알 수 있다. 투쟁하는 이미지가 거의 없는 게 단점이자 장점이다. 당권주자(=권력자)와 당원들에게는 믿을 수 있는 동료지만, 중도 우파의 입장에서는 할 말도 못하는 벙어리처럼 보이기 때문에 확장성이 떨어진다. (따라서 대통령은 절대 불가능하다.)
⑦ 5선 의원 당선과 당대표 재재도전
한동안 원외인사로서 잠행을 펼치던 나경원은 2024년 22대 총선에 출마했다. 자신의 지역구인 동작구(을)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당에서는 그녀에게 단수공천이라는 선물을 안겨줬다. 국민의힘이 또다시 참패를 당하던 와중에도 나경원만큼은 지역구 탈환에 성공했다. 애초에 대통령 심판론이 강했기에 비윤계로서 조리돌림 당한 그녀의 서사가 동정표를 이끌어낸 것이다.
그렇게 기적적으로 생존하면서 5선 의원이 됐다. 서울 지역 48개 지역구 중에서 국민의힘은 겨우 11곳에서 승리했는데, 그중에 한곳이 바로 나경원의 동작구(을)이었던 만큼, 단번에 중도를 대변하는 위치로 떠올랐다. 그 기세를 이어받아 2024년 4차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또다시 출마한다.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분위기가 지배적일 정도로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이 떠오르면서, 결국 낙마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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