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장예찬 국민의힘 전 청년최고위원은 보수진영의 라이징 스타였다. 이는 친윤계로서 종편방송에 패널로 나서 강력한 대야투쟁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업자득이라고, 과거의 문제였던 강남화타, 예찬대장경을 해결하지 못한 채 정치권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장예찬의 프로필과 전당대회 당시 문제가 됐던 한동훈 댓글팀 논란에 관해 알아보자.
장예찬 프로필, 강남화타, 예찬대장경, 공천불복, 댓글팀 논란
장예찬(1988년)은 부산 출신으로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 음악학교(평생교육원)에서 재즈드럼을 공부했지만, 중퇴했다. 따라서 최종학력은 고졸이다. 웹소설 작가로 활동했으며, 보수 성향 웹진인 자유주의를 발간한다. 이후 시사평론가이자 청년 논객으로 활동하며 인지도를 높였다. 그리고 기획재정부 지정기부금단체인 청년재단의 이사장을 맡게 된다.
① 웹소설 강남화타 논란
장예찬이 집필한 웹소설 '강남화타'에 등장한 여성 캐릭터들이 실존 연예인을 모티브로 창작됐는데, 이들이 성적 행위를 하는 장면들이 매우 구체적으로 묘사됐던 게 문제가 됐다. 사실 야한 상황들을 설정으로 사용한 것 자체는 도덕적으로 논란이 될지는 몰라도, 법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아니다. 이 때문에 장예찬도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방어논리로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이들 여성 캐릭터들이 어떤 연예인인지 충분히 특정할 수 있었던 게 문제였다. 실제로 누구든 자신의 의사에 반해 본인을 성적인 소재로 활용한다면, 기분 좋을 리가 없다. 또한 이를 진실인 것처럼 오해하는 독자들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명예훼손의 여지도 있었다. 모티브가 됐던 연예인들 중 일부는 한류스타였던 만큼 해외에서도 이와 관련된 기사가 나왔다. 이후 지상파 메인뉴스에서 다룰 정도로 파장이 커지자, 분위기가 수습이 안될 정도로 안좋아졌다. 결국 등장인물의 이름을 수정하게 된다.
②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당선
위에서 언급된 '강남화타'와 관련된 이슈는 지난 2023년 3월 3차 국민의힘 전당대회 직전에 발생했는데, 당시에 꽤나 큰 문제였음에도 불구하고, 장예찬은 과반이 넘는 압도적인 표차이로 청년최고위원이 됐다. 이는 기본적으로 ㉮ 장예찬이 지난 2022년 20대 대통령 선거 당시 윤석열 캠프의 1호 청년 참모로서 활동했던 위상이 어마어마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직전 2022년 하반기 내내 이준석 당대표를 몰아내고, 친윤계로 결집하는 과정에서 장예찬은 무자비할 정도로 이준석을 공격했다.
이 과정에서 ㉯ 장예찬은 친윤계로서의 선명성을 강화시킬 수 있었다. 거기에 종편채널 등에서 보수 패널로 활동하며 쌓은 인지도 덕분에 당연히 청년최고위원 선거 후보자들 사이에서는 가장 압도적으로 유명할 수밖에 없었다. ㉰ 해당 이슈와 연관됐던 연예인들의 소속사 측에서 일절 대응을 자제한 것도 결정적이었다. 하긴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지 얼마 안됐던 서슬 퍼런 정권 초기에 친윤계와 각을 세울 수 있는 간 큰 사람들이 얼마나 됐을까 싶다.
③ 예찬대장경, 자질 논란
장예찬의 입장에서 예찬대장경과 관련된 이슈는 상당히 억울할 확률이 높다. 문제가 됐던 SNS 발언들 대부분이 문맥까지 찬찬히 뜯어보면, 취지 자체는 딱히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지 않은 발언들도 분명 있었다.) 다만, 이를 강조하는 과정에 있어 거칠고 정제되지 않은 표현들을 사용했는데, 너무 극단적이고 수위 높은 막말들이었던 까닭에 오히려 그를 옹호하던 보수 유권자들 사이에서 더 큰 문제가 됐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그의 초기 대응이 너무 아쉬웠다. 그냥 처음부터 어렸을 때 했던 치기 어린 표현이었다고 쿨하게 사과했다면 문제가 커지지 않았을 것이다. 실제로 해당 표현들 대부분이 무려 10년도 더 된 지난 2012년 페이스북 게시물에 등장한다. 당시 그의 나이가 20대 중반에 불과했으니, 최소한 보수 유권자들은 이해해 줄 가능성도 있었다. 하지만 한창 22대 국회의원 선거를 목전에 둔 상황이라 그런지, 이를 좌파진영의 공격이라고 나이브하게 규정했던 게 문제였다.
그래서 마치 또 다른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냥, 파볼 수 있으면 더 파보라는 식으로 도발했던 것이 화를 자초했다. 이에 진짜로 그의 페이스북을 전수 조사했던 사람들이 등장했고, 이들이 발굴해 낸 장예찬의 새로운 망언들이 매일 같이 뉴스를 장식했다. 참고로 이때 너무 많은 망언들이 끊임없아 쏟아져 나왔기 때문에 예찬대장경이라고 불리게 된다.
④ 공천 불복 후 무소속 출마
어쩌면 장예찬의 입장에서는 개인의 문제를 진영의 문제로 끌고 갔던 게 최상의 선택이었을지 모른다. 왜냐면 본인은 보수진영이라면 누가 나와도 당선이 된다는 부산시 수영구에 공천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체 선거를 이끌고 있던 국민의힘 비대위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그렇잖아도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의혹, 명품백 수수의혹 등으로 국민의힘은 수세에 몰리고 있었다. 거기다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이 호주 대사로 임명됐던 이른바 런종섭 사태가 발생하자, 민심 이반의 수준이 심각해졌다. 개헌지지선인 100석도 불가능하다는 예측이 나왔을 정도였다. 결국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의 입장에서는 전체 선거를 위해 장예찬의 공천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장예찬도 선당후사하는 마음이 있었다면, 본인 스스로가 먼저 사퇴하는 게 맞았다.
하지만 이번 논란을 돌파하지 못하면, 사실상 자신의 정치생명이 끝난다고 판단했는지, 결국 탈당 후 무소속 출마라는 최악의 수를 두게 된다. 아마도 친윤계인 본인을 지역 사람들이 밀어줄 거라 생각했던 것 같다. 더불어 한동훈이 아무리 복당을 불허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역대 사례를 살펴보면 단 한번도 복당이 불가능했던 적은 없었기 때문에 그냥 밀어붙였던 것 같다.
국민의힘은 경선 당시 부산시 진구 공천을 신청했다 떨어진 정연욱을 부산시 수영구에 배치했다. 하지만 인지도가 떨어졌던 탓인지 장예찬의 표를 제대로 흡수하지 못했다. 실제로 총선을 불과 1달여 앞두고 펼쳐진 여론조사를 보면, 더불어민주당 유동철 40.6%, 국민의힘 정연욱 29.9%, 무소속 장예찬 22.8%가 나오기도 했다. 이 때문에 단일화 이슈가 계속 논의됐지만, 장예찬은 끝까지 완주를 선택했다.
이 과정에서 헌정 사상 최초로 부산시 수영구가 진보진영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는 예측이 대세를 이루자, 이에 놀란 보수 유권자들이 정연욱에게로 결집했다. 결과는 국민의힘 정연욱 50.33%, 더불어민주당 유동철 40.47%, 무소속 장예찬 9.18%였다. 결국 장예찬은 선거비용을 단 한푼도 돌려받지 못할 수준으로 처첨하게 패배했다. 사실상 장예찬의 정치생명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막말로 정연욱과 단일화만 했었더라도, 이 정도로 이미지가 완전히 무너지진 않았을 것이다.
이인제 방지법
참고로 이인제 방지법에 따르면, 정당 내 경선에서 패배한 출마자가 같은 지역구에 출마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장예찬은 경선에서 승리했던 출마자였기 때문에 같은 지역구 출마가 가능했던 것이다. 더불어 경선에서 패배했던 출마자는 승리했던 출마자가 자격을 상실하면, 같은 지역구에서 출마가 가능하다. 정연욱은 애초에 다른 지역구 경선에서 패배했기 때문에 출마할 수 있었다고 보면 된다.
⑤ 한동훈 댓글팀 논란
2024년 4차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한동훈을 장예찬이 저격했다. 한동훈이 법무부장관에 재직했을 당시 여론조성용 댓글팀을 운영했으며, 심지어 본인도 여론조성팀원이었다는 것이다. 사실상 자폭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한동훈이 당대표로 당선된만큼 현재는 문제가 수면아래로 가라앉았다. 아마도 2027년 21대 대통령 선거에서 한동훈이 출마한다면, 이와 관련된 문제가 다시 공론화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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