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은 실패로 돌아갔다. 신이 도널드 트럼프 전대통령을 도왔다고 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총알이 아슬아슬하게 비껴갔다. 이번 피격 사건은 다가올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목전에 두고 벌어졌던 만큼 정치적인 함의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피격 사건의 범인과 향후 대선정국, 함께 화제가 되고 있는 AR-15 반자동 소총에 관해 알아보자.
도널드 트럼프 피격, 범인, 향후 대선정국
지난 2024년 7월 13일,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 트럼프가 펜실베이니아 버틀러에서 유세연설을 했다. 하지만 연설이 시작된 지 8분 만에 저격을 당하게 된다. 첫번째 총알은 트럼프의 가슴에 맞았으나 다행히 방탄복을 뚫지 못했다. 연달아 맞은 두번째 총알은 트럼프의 머리를 향했으나 차트를 보기 위해 고개를 살짝 돌렸던 까닭에 귀에 맞았다. 불과 1~2cm의 거리였기 때문에 자칫했으면 얼굴에 맞았을 것이며, 그랬다면 즉사했을 확률이 높다.
본인이 피격당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트럼프는 단상 아래로 몸을 숙였으며, 비밀임무국이 현장에 투입되어 온몸으로 그를 막아 덮었다. 이후 트럼프는 둘러싸인 경호원들 사이로 주먹을 불끈 쥔 손을 올려 자신이 건재하다는 제스처를 수차례 보여줬다. (이때 지지자들의 엄청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이후 트럼프는 지역의료시설에서 간단한 치료를 받은 뒤, 바로 뉴저지로 이동해 자신의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SNS를 통해 악과 맞서 싸우겠다는 자신의 의지를 밝혔다.
당시 현장에 있던 기자가 사진을 찍었는데, 마침 함께 성조기가 휘달리고 있었기에 엄청난 임팩트를 낳았다. 트럼프의 입장에서는 본인과 미국을 하나로 동일시시키며, '나와 미국은 쓰러지지 않는다'라는 캠페인을 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실제로 해당 사진은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작품이 연상된다는 평가와 함께 호평을 받았다. 참고로 해당 기자는 현재 AP통신 소속으로 무려 20년 동안이나 활동하고 있는 베테랑 사진기자다. 지난 2021년에는 무려 퓰리처상을 타기도 했다.
피격범은 트럼프의 연설이 시작되자, 약 125~150m 정도 떨어진 건물의 옥상에 기어올라갔다. 격발 이후 그는 비밀임무국에 의해 현장에서 즉각 사살당했다. 유전자 감식을 통해 신상이 밝혀졌는데, 이름은 토마스 매튜 크룩스(2003년)로 놀랍게도 20세에 불과한 청년이었다. 그는 아빠가 수개월 전에 합법적으로 구매한 AR-15 반자동 소총을 사용했으며, 현장에 접근했을 당시 본인의 차에 폭발물도 함께 가져온 정황으로 봤을 때 오랫동안 범행을 계획했던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공화당원이지만, 지난 2021년 조 바이든이 대통령으로 취임했던 당시 진보정치활동위원회에 $15를 기부한 이력이 있다. 따라서 정치 고관여자일 확률이 높으며, 지난 2024년 펜실베이니아 공화당 선거인단에 등록한 것은 교란하기 위함이라고 추측하는 사람들도 있다. (참고로 아빠는 공화당원, 엄마는 민주당원으로 알려졌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영양보조사로 일했다.
저격범의 신상이 밝혀지기 전만 해도 일반인이 아닌 훈련을 받은 전문가일 거라는 추측이 많았다. 놀라울 정도로 정교한 사격실력은 차지하더라도 일단 가슴을 쏜 이후에 얼굴을 재사격해서 사살률을 높였다는 점이 도저히 일반인처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저격범은 고등학생일 당시만 해도 사격 실력이 형편없어서 소총 동아리 가입을 거절당했지만, 졸업 이후 지역 총기 클럽 회원으로 최소 1년 동안은 연습을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AR-15 반자동 소총 특징
참고로 AR-15 반자동 소총은 미군 돌격소총의 대명사인 M16을 계량해서 만들었다. 위력과 안정성이 높은 만큼 미국 내에서 굉장히 대중적인 총기다. 실제로 미국 성인 20명 중에 1명 꼴로 AR-15을 소지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반자동 소총으로 연사가 가능한 까닭에 대량 살상에 용이한 것이 특징이다. 각종 총기 난사 사건에 사용됐던 만큼 악마의 무기라고 불리기도 한다. 유효 사거리가 550m인 만큼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저격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미스터리 한 점은 저격범의 위치가 너무 대놓고 트럼프가 연설을 했던 단상과 가까운 건물의 옥상이었다는 것이다. 이곳에 미리 경호원을 배치하지 않은 것은 누가 봐도 이상했다. 암살범이 저격을 하고 불과 수초만에 경호팀에 의해 사살당한 것도 이해가 안된다. 미리 경호팀이 암살범을 저격해 놓은 상태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빠른 대응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민주당의 사주를 받아 방조했던 게 아니냐는 음모론도 나왔던 것이다. 실제로 암살범은 범행 이후 도주에 실패하면, 스스로의 목숨을 끊어야 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암살을 의뢰한 측에서 사건의 진실이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또 다른 암살범을 고용해 제거하는 경우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저격사건과 관련해 비밀임무팀이 실수로 경호에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최근에 암살과 관련된 사례가 거의 없었던 탓에 긴장을 놓쳤던 게 아닐까 싶다.
향후 미국 대선 정국
현재 민주당의 대선후보인 바이든은 잦은 말실수로 인해 인지력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가장 가까운 우군으로 평가받는 민주당의 실세, 낸시 펠로시마저도 후보교체를 요구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진퇴양난인 상황이다. 문제는 바이든 본인 스스로가 대선을 끝까지 완주하려는 의지가 강하다는 것이다. 이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인물로 꼽히는 영부인 질 바이든도 딱히 설득할 마음이 없는 것 같다.
반면 트럼프(1946년)는 바이든(1942년) 보다 4살밖에 안어리지만, 누가 봐도 인지력만큼은 문제없어 보인다. 오히려 정치인으로서 뛰어난 감각을 연일 뽐내고 있다. 예를 들어 피격 당시 신발이 벗겨졌을 때, 경호원들에게 말해 이를 달라고 한 것도 대단하다. 즉, 지지자들 앞에서 신발도 신지 못한 채 줄행랑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없다는 본능이 작동했던 것 같다. 당시의 사태를 통해 공화당은 결집하게 됐고, 중도는 민주당을 배후로 의심하게 됐으며, 민주당은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트럼프의 지지자들은 개딸들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극성맞다. 지난 대선 당시 부정선거를 외치며, 무력을 동원해 의회를 점거했을 정도다. 따라서 트럼프가 자제시키지 않으면, 또다시 어떠한 과격한 행동을 할지 모른다. 실제로 민주당을 후원한다고 알려진 기업들의 주가가 피격 이후 하락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의 대선후보가 되길 원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바이든이 후보를 사퇴한다 하더라도 민주당에서는 대체할만한 사람이 없다는 게 큰 고민이다. 그나마 가장 가능성이 높은 사람은 미셸 오바마가 아닐까 싶다. 비록 본격적으로 정치를 해본 적은 없지만, 남편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퍼스트 허즈번드로서 도와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국 조 바이든이 전격적인 사퇴를 표명하고,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명하는 방식으로 차기 대선후보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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