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강원지사를 보면 여러 가지 감정이 동시에 든다. 아무래도 입체적인 인물이라 그런 게 아닐까 싶다. 한때 극우의 아이콘으로 활동하다가, 현재는 행정가로서 꽤나 유능한 모습을 보이면서 이미지가 많이 순해졌다. 하지만 건국절 논란과 관련해 그의 발언이 또다시 이슈가 되고 있다. 김진태의 프로필, 소년등과, 극우논란, 레고랜드 사태 등을 알아보자.
김진태 프로필, 소년등과, 공안검사, 극우논란 총정리
김진태(1964년)는 서울대 법학과 출신으로 4학년 재학 당시 사법고시에 통과했다. 소년등과의 상징인 만큼 학업적인 면에서 우병우, 한동훈 등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는 천재라고 봐도 될 것 같다. 6·25전쟁에 참전했던 장교 출신의 아빠를 두고 있는 탓인지 공안검사로 활동했다. 그래서 그럴까? 대북관 하나만큼은 정말 뚜렷할 정도로 확실하고 선명하다.
2012년 19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춘천시 선거구에 새누리당 후보로 출마했는데, 당선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이후 같은 지역구에서 재선의원까지 당선된다. 박근혜 탄핵 국면 때는 탄핵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여 인지도를 많이 올렸다. 심지어 2017년 3월, 당시의 바람을 타고 대선후보가 되기 위해 1차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 출마하기도 했다. 비록 홍준표 후보에게 뒤져 2등을 차지하긴 했지만, 생각보다 낮은 득표율(19.3%) 때문인지 많은 실망을 했던 것 같다.
이후 같은 해 5월, 19대 대통령 선거에서 홍준표가 문재인 후보에게 패배함에 따라, 극우세력이 런칭했던 대한애국당에 합류하지 않을까 예상됐지만, 끝까지 당을 지켰다. 하지만 극우 이미지가 워낙 강해서 그런지 2020년 21대 총선에서 낙선하고 말았다. 이를 기점으로 김진태는 완전히 색깔을 바꿔 매우 온건한 행보를 보였다. 지난 낙선들을 통해 극우로서의 한계를 절실하게 깨달았던 것 같다.
이를 두고 지지자들은 순한맛 김진태라고 하는데, 일각에서는 이게 그의 진짜 본모습이라는 의견도 많다. 실제로 동료 의원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김진태가 기본적으로 굉장히 내성적이면서도 겸손한 사람이라는 평가가 많다. 그런 그가 태극기부대와 함께 행동했던 이유는 자신이 정치를 할 수 있게 도와줬던 박근혜에 대한 개인적인 고마움을 갚기 위함이었다는 것이다. 어쨌든 스스로의 잘못을 고쳐갈 수 있는 유연함을 갖췄다는 점에서는 정치인으로서 좋은 덕목을 갖췄다.
약 2년여간의 정치 휴지기를 가지면서, 합리적인 중도우파 수준까지 좌클릭했다. 실제로 이준석과 정치적인 행동을 같이 하는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서로의 견해를 꽤나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참고로 이후 이준석이 당대표에서 쫓겨나자, 그에게 홍삼을 선물하며 격려하는 등 확실히 돈독한 뭔가가 있긴 한 것 같다.)
그리고 2022년 8회 지방선거를 통해 강원지사에 도전한다. 당시 강원지사 선거는 상당히 묘한 대결구도 덕분에 많은 이슈가 됐다. 극우세력들과 가까이 지냈던 김진태와 노무현 전대통령의 오른팔 이광재 후보가 붙은 것이다. 물론 최문순 전 강원지사가 3연임을 하면서 출마를 못했을 뿐만 지난 임기 중에 친중 행보를 보였기 때문에 국민의힘에게 매우 유리할 거라 예상하긴 했다. 그래도 김진태가 압승을 거둘 줄은 몰랐다.
강원지사 당선 1년만에 기존 이름만 특별자치도인 빈껍데기 같은 강원특별자치도법을 수정해 강원특별법 전부개정안을 통과시킨 것은 행정가로서 높게 평가할만하다. 이를 위해 본인의 지역구 경쟁자였던 허영 의원에게 개정안의 대표발의를 요청했을 뿐만 아니라 이를 반대했던 장제원 의원을 설득해 내는 등 확실한 협상력을 선보였다.
하지만 2022년 9월 김진태의 섣부른 결정 때문에 레고랜드 사태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게 금융권을 뒤흔들었을 정도로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레고랜드의 시공사인 강원중도개발공사가 2000억원의 채권을 발행해 돈을 끌어모았는데, 김진태가 채권만료 하루 전에 채무불이행을 선언함에 따라 해당 채권이 부도처리가 돼버렸던 것이다. 즉, 강원도가 지급보증을 약속해서 지방채 수준까지 올라갔던 회사채의 등급이 투자부적격 수준인 D등급까지 떨어지면서 휴지조각으로 변했다.
아무리 전임 도지사였던 최문순의 방만한 재정운영이 이유였다고는 하지만, 경제문제를 정치적으로 접근하는 바람에 문제를 키웠다는 비판은 피할 수가 없었다. 이를 최문순의 잘못만이라고도 할 수 없는 게 테마파크의 건설부지였던 중도에서 영국 스톤헨지를 뛰어넘는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대규모 청동기 유적이 발견됐다는 점도 감안해야 된다. 이에 따른 공사지연 탓에 2000억원의 채권을 발행해야 됐기 때문이다.
어쨌든 사태는 결국 중앙정부와 강원도 모두가 나서서 채권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하지만 이를 통해 김진태의 불통 이미지는 더욱 강해졌다. 최근 강원도가 주최한 2024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굳이 뉴라이트 사관에 입각한 주장을 거듭함에 따라 광복회 강원지부장이 연설 도중에 퇴장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도지사로 정치적인 체급이 커진 만큼 합리적인 보수의 모습을 계속 유지했다면, 좀 더 큰 정치에 도전할 수 있었을 텐데 많이 아쉬웠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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